
(김호준 시인의 시집 <시집에서 詩가 흐르면> 표지)
[문학뉴스=남미리 기자] 문학청년으로 살아온 국어교사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알 수 없어 따분한’, 시를 묶어 시집을 펴냈다.
김호준 시인이 자신의 첫 시집으로 엮은 <시집에서 詩가 흐르면>(트임9 펴냄, 1만 6000원)은 조금은 독특한 표지를 지니고 세상에 나왔다. 앞과 뒤표지에 시집의 제목을 이어지게 앉힌 것이 눈길을 끈다.
‘시가 어렵다’는 세상의 평판과 달리 진솔한 마음을 담아 난해함에서 벗어난 73편의 시 작품은 해설 없이 편안하게 읽힌다. 쉬운 언어로, 쉽게 소통할 수 있는 구조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말한다. 무작정, 가슴을 저미는 일들과 떨쳐버릴 수 없는 기억을 붙들어 그대로 시에 담기 시작했다고. 그러자 자신이 쓴 시에 수많은 자신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겁쟁이, 이중인격, 공황장애, 폭력성, 무관심, 외로움, 자상함, 정의, 비겁, 호색, 순정, 구도 그리고 모범 교사, 나쁜 교사, 좋은 남편, 나쁜 남편, 좋은 아빠, 나쁜 아빠, 좋은 아들, 나쁜 아들…… 등등. 그래서 이 시집은 자신의 무모함을 증명하는 알리바이란다.
시인은 자신이 태어나기 전 문학소녀였던 어머니로부터 문학으로 건너가는 디딤돌을 건네받았다. 북한 쪽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어머니는 분단의 아픔을 시에 담아 스스로 달랬고, 시인 역시 생활 속에서 자연스레 시를 접했다. 이제 어른이 된 그는 국어교사로 24년을 살아오면서 학생들의 마음 밭에 작가의 씨앗을 심어주는 소명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겨울, 53세의 나이로 사흘간 사경을 헤맨 뒤 살아난 그는 평생 써 놓은 시를 책으로 묶지도 못하고 죽을 뻔했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에 시집을 엮었다. 그러니 이 시집의 출간은 생과 사를 가르는 기로에서 돌아온 사람의 절실한 버킷리스트다.
김 시인은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24년째 시와 소설을 쓰며 통도사 아래 보광고등학교에서 국어교사로 살고 있다. 장편소설 『디그요정』, 교육에세이 『울지 않는 아이』 등을 출간했다. 2013년 <한국교육신문사> 교단수기 공모 동상, 2015년 제2회 <대한불교조계종> 신행수기 공모전에서 대상(총무원장상)을 받았다. 2022년 <글로벌경제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차가운 방」이 당선되며 소설가로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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